The Cheese Essay

오예진

알고 먹으면 더 맛있는 치즈 이야기

피자, 케이크, 햄버거 등 여기저기 들어가는 이것은 음식을 더욱 더 맛있게 해주는 마법재료이다. 우리도 라면, 떡볶이, 샌드위치 등에 자유롭게 넣어먹는다. 이것은 바로 치즈! 1800여개의 종류가 있을 정도로 역사적으로 뿌리가 깊고 넓은 쓰임을 자랑하는 식품이다. 우리가 자주 먹는 친숙한 치즈들도 있는 반면 난생 처음 들어보는 이색적이고 독특한 치즈도 많다. 최근엔 우리나라 사람들이 섭취하는 치즈의 종류가 많아지고 있기도 하다. 넣었다 하면 더욱 맛있어지는 이 마법재료에 대해서 더 나아가 깊이 있게 알아보도록 하자.

치즈를 뜻하는 한글이 있다는 것을 알고있는가? ‘건락(乾酪)’은 치즈를 뜻하는 옛말이다. 두 단어 모두 같은 뜻으로, 우유 속 카세인을 추출해 응고 또는 발효한 식품이자 우유에서 얻은 단백질과 지방으로 만들어진 음식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치즈는 서양의 주요 단백질 공급원이었기도 했다. 치즈는 긴 시간을 거쳐온 역사 깊은 식품이다. 치즈의 첫 흔적은 기원전 2300년 무렵의 고대 이집트 토기에서 발견되었으며, 고대 그리스와 로마에서도 치즈 섭취를 즐겼다고 한다. 특히 로마인들 사이에선 높은 선호도의 식품이었다고도 전해진다. 또한 수분 섭취를 위해 가축의 젖을 마셨던 유목민족에게 치즈란 불가분한 관계의 음식이다. 정확한 정보는 찾을 수 없지만 옛날 유목민들은 물통을 주로 양의 위로 만들어서 다녔는데, 양의 위에서 만들어지는 효소 ‘레닛’에 우유가 반응해서 처음으로 치즈를 발견했다는 설이 가장 설득력 있는 견해이다.

1800여개의 종류가 있을 정도로 다양한 치즈는 크게 다섯 갈래로 구분할 수 있다-생치즈, 연성, 반경성, 경성, 크림치즈. 갈래를 나누는 기준은 뚜렷하다. 치즈의 단단함의 정도. 이 다섯 갈래도 수백가지 종류의 치즈로 뻗어나간다. 각각 예시를 들어보자. 생치즈엔 우리에게 친숙한 모짜렐라와 리코타, 연성엔 까망베르와 브리, 반경성엔 체다 그리고 피자 재료로 유명한 고르곤졸라, 경성엔 에멘탈, 크림치즈엔 마스카포네가 있다. 마트에서 자주 보이는 가공치즈들은 이 자연치즈들을 섞어 만든 이차적인 치즈다. 머리에 쏙쏙 박히는 쉬운 설명을 위해 우리 냉장고의 단골 치즈들, 체다와 모짜렐라를 예로 들겠다. 체다치즈는 반경성 치즈이고 모짜렐라 치즈는 생치즈이다. 이들을 나누는 기준이 단단함의 정도임을 보면 알 수 있다시피 질감의 차이가 확연하다. 이탈리아에서 태어난 모짜렐라 치즈는 부드럽고 담백한 맛 덕분일까. 다른 음식에 넣어먹기에도 부담이 없다. 반면 영국에서 태어난 체다 치즈는 단단한 질감과 중독적인 짠 맛으로 자꾸만 손이 가게 만든다. 숙성 과정이 없는 모짜렐라 치즈와 달리 체다 치즈는 1년간의 숙성 시간을 거친다.

치즈의 풍부한 맛은 긴 과정을 거쳐서 나오는 맛이다. 제대로 된 치즈는 크게 여섯가지 단계를 거쳐서 만들어진다-가열살균, 응고, 커드 자르기, 성형, 가염 그리고 숙성. 옛날엔 살균과정을 거치지 않고 바로 만들기 시작하였다고 하지만 요즘은 소수의 치즈를 제외하고는 다 가열살균 과정을 거친다. 원유에 있는 영양소 손실을 최소화하는 범위 내에서 우리 몸에 좋지 않은 미생물들을 가열해 없앤다. 살균된 원유가 거칠 다음 단계는 치즈 제조과정 중 가장 중요한 과정이라 할 수 있는 응고 과정이다. 치즈 응고법은 크게 산 응고법과 레닛 응고법, 이 두가지로 나눌 수 있다. 레닛 응고법은 치즈를 만들때 사용되는 주된 방법이며 레닛 또는 레닛의 대체물을 넣어 치즈의 탄력과 밀도를 높인다. 레넷이란 어린 가축의 위장에서 얻어지는 효소제이며 단백질을 분해하는 효소가 들어있다. 반면에 산 응고법은 pH를 떨어뜨리기 위해 산을 이용해 응고를 촉진시키는 방법이다. 레닛 응고법을 거친 단단하고 밀도있는 치즈와 산 응고법을 거친 부드럽운 치즈는 질감에서부터 다른 점이 확실하게 보인다. 응고가 끝나면 커드(응고된 원유)를 잘라야한다. 그런데 이때 어떻게 자르느냐에 따라 치즈의 수분함량의 정도가 정해진다. 큰 조각으로 자르게 된다면 수분이 많아 부드러운 치즈가 되고 작은 조각으로 자르게 된다면 수분이 빠져나가 단단한 치즈가 형성된다. 다음 단계인 치즈의 성형은 두 가지 방법을 통해 이루어진다. 먼저 커드를 가열해 반죽하듯이 늘이는 방법을 반복한다. 그 후 커드를 각종 모양의 구멍난 틀에 넣어서 치즈의 최종 크기와 모양을 형성한다. 거의 완성이 되가는 이 시점에서 치즈에 염분을 첨가해 맛과 향을 좋게 하고 껍질을 형성해 치즈를 보호한다. 소금 첨가에는 소금물에 담그는 법, 마른 소금을 직접 표면에 묻히는 법 등등 여러 방법이 있다. 숙성단계를 거치지 않고 판매 되는 치즈도 있지만 숙성단계는 많은 치즈들이 거치는 단계이자 치즈 고유의 질감과 풍미를 얻게 되는 마지막 계단이다. 숙성장소의 온도는 10°내외, 습도는 80~90%로 유지를 해야하며 균을 뿌리거나, 씻어주거나, 와인으로 닦아주는 등 수많은 방법들로 치즈의 기나긴 여정을 끝맺는다.

담백하고 고소한 매력으로 입맛을 다시게 만드는 치즈, 우리가 자주 찾는 음식이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역사도 종류도 과정도 꽉 차있다. 크리미한 브리를 음미하든 숙성된 체다의 날카로움을 즐기든, 우리의 미각이 치즈의 풍부한 세계를 계속 탐험하며 한 입씩 먹을 때마다 새로움과 매력을 발견하게 되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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